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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 후기 02 (런던#1)

유럽여행

by 원콴 2019. 7. 1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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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어와 무거운 가방을 보관하기 위해 일단 숙소로 향했습니다.

 

저는 1박에 5만 원짜리 숙소를 예약했습니다. 유럽에 묵을 숙소의 기준을 5만 원이란 가격을 중점으로 맞췄어요. 관광지와의 근접성 이런 건 신경 안 썼습니다. 가격과 청결 및 시설만 봤습니다.

 

카운터에 도착하니 친절한 외국인이 이것 저것 설명해 줬습니다. 90프로 못 알아들었지만 저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대충 느낌 아니까.

 

요새는 없어졌지만 예전에 아고다 호텔의 기능중에 랜덤 숙소 고르기가 있었어요.

 

가격대에 따라서 호텔을 랜덤으로 골라주는데, 마치 잭팟 터지면 한 급 위의 호텔을 저렴하게 갈 수 있을 것처럼 광고를 했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완전 상술입니다. 그래서 그 기능이 사라진 것 같아요.

 

타고난 승부사인 저는 바로 딜에 들어갔지만, 바로 탈락. 이번 숙소는 샤워실이 공용입니다. 제길. 이럴거면 게스트 하우스를 갔죠.

 

방 안에는 조그만 세면대가 하나 준비되어 있네요. 방안을 화장실처럼 만들어주는 마법의 인테리어 입니다.

 

저는 곧장 몸을 짓누르던 옷들을 침대 위에 내팽겨 쳤습니다.  방은 생각보다 크진 않아요.

 

그래도 독립적 공간이 있으니 도난 걱정은 안 해도 될 듯합니다.

 

호텔에서 준비해준 핼러윈 선물입니다. 디테일한 고객 만족 서비스에 기분이 좋네요. 당장 사탕 하나 입에 넣어봤습니다.

 

계피맛이네요.

 

민트 초코는 좋아하지만 계피는 인류의 치명적 실수죠.

숙소 옆에 있던 KFC에서 끼니를 때웠습니다. 

 

주문하느라 좀 애를 먹었어요. 영어 아싸 거든요. 쉬운 단어도 본토 발음으로 들으면 마치 외계어로 들립니다.

 

스웩 넘치는 흑인 여자가 주문을 받았는데, 제가 머뭇거리니까 얼굴에 귀찮은 티를 확내더군요.

 

유럽 서비스업은 참 친절하지가 않아요.

 

햄버거의 맛은 한국이라 똑같습니다. 제가 여행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입맛 다른 외국에서는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가 최고입니다.

 

절대 배신하지 않거든요.

 

배를 채우고 나니 잠이 솔솔 오네요.

 

20시간의 비행시간 동안 충분히 잤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불편한 의자에서 청하는 수면은 고문이었나 봅니다.

 

그대로 침대 위로 쓰러져 한 3시간을 그대로 뻗었습니다. 무계획 여행 중이라 그냥 내키는 대로 했습니다.

 

비행기 도착 시간이 아침 9시였던지라 자고 일어나도 오후 3시밖에 안됐더라고요. 남은 시간을 낭비할 순 없죠. 바로 가방을 메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런던의 지하철입니다. 우리나라보다 한 절반은 크기가 작아요.

 

아주 귀염 뽀작합니다.

 

어느 역인지 지금 기억은 안 나지만 일단 내렸습니다.

 

바로 앞에 카지노가 보이네요. 타고난 승부사인 저는 망설임 없이 발을 옮겼습니다.

 

유럽의 카지노는 사교장에 가깝습니다. 강원랜드나 마카오, 라스베가스를 생각하시면 안 돼요. 

 

들어가니 내부 크기가 건대에 있는 오락실만 한 하네요.

 

저는 바로 바카라를 때렸습니다. 그리고 어렵지 않게 10만 원을 겟했죠.

 

그리고 룰렛에서 20만 원을 잃었습니다. 본전일 때 그냥 나왔어야 되는데 처음 들어올 때 10만 원만 써야지 라고 정했기 때문에 결국 손해를 보고 나왔네요.

 

참고로 도박 많이 하면 여행 망칠 수도 있습니다. 돈 잃으면 눈 돌아가서 관광지고 뭐고 피꺼솟 됩니다.

 

가벼운 오락을 즐긴다는 생각으로만 하세요. 그게 안된다면 얼씬도 하지 마시고요.

 

해리포터 뮤지컬 극장인 것 같습니다. 건물이 상당히 이국적이고 고전적이네요.

 

일단 건물 외관만 보는 걸로 만족합시다.

 

런던 박물관에 들렸습니다. 

 

내부가 상당히 크고 볼 것도 많아요. 근데 약탈품 천지입니다. 이집트에서 가져온 문화재로 아주 차고 넘치죠.

 

그런 물건들을 떳떳하게 전시하는 대영제국 당신은 도덕책.

 

가끔 보면 선진국이라는 놈들 양심이 없어요.

저녁에 다음 여행지인 아이슬란드 동행자들과 만났습니다.

 

다들 런던에서 며칠 관광을 하고 아이슬란드로 넘어갈 생각이었나 봐요. 일행 중 런던 현지 워커의 추천에 따라 피자집에 들렀습니다.

 

검게 그을려진 빵과 곰팡이 같이 듬성듬성 깔린 치즈, 무슨 맛인지 모르겠네요. 이곳이 맛집이라니...

 

런던은 마치 음식은 단백질과 지방, 탄수화물의 화학식일 뿐 맛은 사치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때부터 런던 음식의 지옥을 맛보게 됩니다.

 

우리 동네 피자스쿨의 의문의 1승.

 

일행들과 출사를 시작했습니다.

 

첫 목표는 빅벤의 야경입니다. 제 카메라의 수명이 다했는지 화질이 개떡 같네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글이라도 재밌게 써볼게요. ㅠㅠ 

 

일행들은 고급 DSLR을 챙겨 와서 열심히 구도를 잡고 있네요.

 

저는 원래 사진 찍는 걸 별로 안 좋아했는데 이번에 만나 일행들 덕분에 새로운 취미를 가지게 됐어요.

 

밤의 런던아이입니다.

 

분위기가 있네요는 개뿔 화질 떡 망이네요.

 

여행 가시는 분들은 꼭 핸드폰 카메라 성능을 체크하고 가세요. 나중에 한국 와서 보니까 카메라 초점 잡는 기능이 맛이 가있더라고요.

 

이럴 줄 알았으면 폰 하나 사는 건데, 도난이 두려워 참았더니 이런 대참사가 벌어지네요.

런던 브리지입니다. 저녁 10시까지인가? 제법 늦게 까지 출사를 돌아다녔어요.

 

여행 첫날인데 열심히 발품 팔아야죠.

 

위 사진은 어느 호텔 라운지 바의 화장실 소변기 앞에서 바라본 야경입니다.

 

런던 야경을 보면서 오줌을 지릴 수 있게 만든 낭만적인 인테리어 네요.

 

아쉽게도 바에서 술은 먹지 못했습니다. 예약을 해야 되는 것 같더라고요. 아쉽지만 사요나라.

 

아 그리고 라운드바에서 좀 웃겼던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이 곳이 화장실의 전경이 유명하거든요.

 

그래서 입구를 지키던 가드들에게 양해를 구해 테이블에 앉지 못하는 대신 구경만 하고 나오겠다고 했죠.

 

가드들이 고개를 끄덕이자 저희는 들어가서 열심히 야경도 구경하고 오줌도 싸 보고 했죠.

 

한 10분 정도 눈 호강을 한 후 집으로 돌아가는 데 깜빡하고 화장실에 여행 책자를 놓고 온 거예요. 그걸 역에 다 와서야 깨달았죠. 

 

1달 내내 사용할 여행책자였기에 저는 부리나케 그곳으로 돌아갔습니다.

 

처음에 왔을 때는 영어 잘하는 친구가 있어서 걱정이 없었는데, 이때 저는 혼자였습니다.

 

제 스스로 가드들에게 지금 상황을 설명해야 했죠.

 

저는 문장도 만들지 못하고 계속 tioilet, book 이랬더니 가드들이 막 웃더군요.

 

왜 이러는 거지 하고 멀뚱멀뚱 쳐다만 보는데, 말끔하게 생긴 한 가드가 입모양을 과장되게 하면서 북크, 북크 이러더라고요.

 

그제야 저도 눈치를 챘습니다. book을 책이 아닌 예약으로 말해버린 겁니다. 책은 마지막에 ㅋ 발음이 필요한가 봐요.

 

가드들도 웃길만하죠. 웬 동양 남자가 찾아와서 자기가 화장실을 예약했다니까요. 아무리 전경 좋은 화장실이라도 그건 이상하죠. 

 

뭐 가드의 과장된 가르치는 태도가 기분이 좀 더럽긴 했는데 제가 봐도 웃긴 상황이라 무안해서 손을 절레절레 흔들면서 화장실 가서 책 가져왔습니다.

 

여러분도 사소한 발음 조심하세요크. 창피당한답니다.

 

그렇게 하루를 겨우 마무리 지었네요.

 

유럽여행의 첫날은 너무 행복했어요. 버킷리스트를 이룬다는 만족감과 서양사람들에 둘러싸여서 느낀 이질감과 이국적인 느낌. 마치 영드에 출현해버린 것 같았죠.

 

저녁에는 일행들과 어울려서 외롭지도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추억을 되살리며 글을 쓰다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아직 유럽여행을 못 떠나신 분이라면 꼭 한번 가보시길 바라요. 후회 안 하실 겁니다.

 

그럼 내일 이어서 런던 여행 후기를 작성해겠습니다. 제 여행 후기는 하루에 1편씩 올라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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