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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 후기 03 (아이슬란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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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콴 2019. 7. 1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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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유럽여행 일정에 아이슬란드를 포함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저는 우연히 알게 돼서 추가해 봤습니다.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편을 봤거든요. 오로라 그 신비의 여신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 싶어 졌습니다.

 

아이슬란드는 도심 여행지와 달리 천해의 자연을 관광할 수 있는 곳이에요. 유럽의 제주도 같은 곳이죠.

 

영국이나 프랑스에서 비행기로 3시간이면 도착하고 비행기 값도 비성수기 기준 왕복 10만 원대밖에 안 합니다.

 

하지만 단점으로는 물가가 북유럽만큼 비싸고 자동차 렌트도 필수적입니다.

 

그래서 무조건 일행을 구하시는 게 좋아요. 그래야 자동차 렌트비를 뿜빠이할 수 있으니까요.

 

네이버에 아이슬란드 치면 동행 구하는 카페가 있을 겁니다. 

 

이른 시간의 비행기를 타기 위해 저는 새벽부터 잠에서 깼습니다. 세상은 아직 어둠이 짙게 깔려있어서 사물의 분간이 힘드네요.

 

전날 구글을 통해 검색한 공항버스 정류장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분명 맵에 표시된 데로 갔는데 버스 표지판을 구경도 못하겠는 겁니다. 비행기 출발 시간은 다가오는데 마음은 점점 초조해졌습니다.

 

이러다가 비행기 값 10만 원을 날리는 것뿐만 아니라 4일간의 아이슬란드 여행이 백지로 돌아가 버리기 때문이죠.

 

저는 다짜고짜 정차해 있는 영국의 검은 택시를 탔습니다. 영국의 택시기사 연봉이 1억이 된다는데 택시비가 걱정되기 시작합니다.

 

출발하기 전 기사에게 공항까지의 택시비 견적을 물어봤습니다. 대략 우리나라 돈 12만 원 정도 나온다고 하네요.

 

후덜덜, 비행기 표 값과 동일하지만 다른 수단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캐리어를 택시기사에게 노룩패스로 넘겨줬습니다. 가격만큼 대접을 받아야겠네요. 어서 짐을 실게나.

 

택시를 타고 다행히도 늦지 않게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계산하는데 조금 시간이 지체됐네요. 자꾸 기계를 오작동시키고 한 번은 금액에 0 하나를 더 붙여서 100만 원 결제할뻔했습니다.

 

실수인 건지 노린 건지..., 제가 지적을 해서 겨우 결제는 막았는데, 어이없게 사과 한마디도 없습니다.

 

유럽의 저가 항공 비행기를 탄 후 새벽에 일어나느라 부족했던 잠을 다시 청해봅니다.

 

그렇게 꿀잠을 자고 깨어나니 창밖에는 벌써 아이슬란드의 지상이 눈에 들어오네요.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섬답게 특이한 지질의 형태를 가지고 있네요. 날씨는 조금 우중충해서 아쉽습니다.

 

그렇게 무사히 레이비야크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맙소사.

 

런던 여행 중이던 일행이 비행기를 놓쳤다고 하네요. 늦잠을 잤다구요.

 

설마 이대로 혼자 남게 되나 싶었는데, 다행히 오늘 저녁 비행기 표를 구입해서 출발하겠답니다.

 

그들의 기다려야 하는 대기시간이 5시간이나 늘어났지만, 화를 참기로 했어요.

 

굳이 처음부터 얼굴 붉히면 4일간의 여행 동안 얼마나 불편하겠습니까.

 

뭐 저도 오늘 가까스로 공항에 도착했으니 그들의 실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저는 대기시간의 무료함을 해결하기 위해 편의점에 들어가 주전부리를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가격표를 보고 기절할뻔했네요.

 

샌드위치가 우리나라 돈 7000원 정도 합니다. 그래도 배고픔은 해결해야겠고 최소한의 물건만 구입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아이슬란드에서 즐기는 만원의 행복입니다. ㅋㅋ

 

갑자기 베트남 하노이가 그리워지네요.

 

만원이면 하루 세끼도 가능했는데... ㅠㅠ, 

 

심지어 샌드위치는 맛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눈물 젖은 빵을 흡입하고 5시간을 어떻게 때워볼까 고민에 빠졌습니다.

 

괜히 한번밖에 나와서 사진을 찍어봅니다. 지나가는 차에게 히치하이킹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망상도 해봅니다.

 

그렇게 영화 터미널처럼 공황에서 노숙하게 된 저는 기나긴 시간과의 싸움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저녁이 되고 하늘에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자. 하나 둘 일행이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저희는 우선 차를 렌트하고 게스트하우스로 향했습니다. 

 

대충 정비를 마치고 주방에 모여 비행기를 놓친 친구가 싸온 떡볶이를 끓여 먹었죠.

 

오랜만에 먹는 매콤 달콤한 한국의 맛에 그동안의 여독이 순식간에 눈 녹듯 풀렸습니다. 

든든히 배우를 채우고 내일의 여행을 위해 잠을 청해 봅니다.